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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만 원만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?

이재명 후보가 과거 시장경제의 예로 든 **‘호텔경제론’**이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.
핵심은 이렇습니다:

  • 여행객이 호텔에 10만 원을 맡김
  • 호텔이 그 돈으로 침대 구입
  • 가구점 사장이 치킨을 사고, 치킨집은 문방구에서 물건을 사고
  • 문방구 주인은 다시 호텔에 10만 원을 갚고
  • 여행객은 예약을 취소해 10만 원을 돌려받는다

결국 아무도 잃지 않고, 마을 안에 10만 원이 돌면서 모두가 행복해졌다는 구조.

📌 이 논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건
기본소득도 지역 내에서 돈이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것.

하지만… 정말 그럴까요?


❗ 문제점 1. 돈이 돈다고 해서 경제가 활성화되는가?

호텔경제론의 가장 큰 전제는 **“돈이 돌면 경제가 산다”**입니다.

하지만 실제 경제에선 ‘돈이 돌기만 해선 안 된다’.

왜냐하면:

  • 부가가치 창출이 빠져있다
  • 예를 들어 치킨집 사장이 문방구 사장의 상품을 사줬다 해도
    → 이 거래가 **이전과 다른 부가를 만들었는가?**를 봐야 한다
  • 단순히 소비가 반복된다고 해서 경제가 성장하거나 활성화되지 않음

💡 극단적으로 말해, 서로 카드만 돌려가며 결제해도 돈은 돌게 됩니다.
→ 하지만 그건 가짜 유동성, 진짜 경제활성화와는 다릅니다.


❗ 문제점 2. ‘순환’이 가능하려면 말도 안 되는 가정이 필요하다

문제의 그림을 다시 살펴보면,

  • 호텔이 빌려준 10만 원이 돌고 돌아 다시 호텔에게 돌아옵니다
  • 하지만 호텔은 그 사이 **실제 지출(침대 구입)**을 했죠
  • 결국 호텔만 손해, 다른 상인은 단순히 자기 물건을 판 셈

즉, 호텔은:

  • 침대를 구매했고
  • 예약은 취소되어 손님은 사라졌고
  • 받은 돈은 ‘내가 빌려준 돈’일 뿐

🔍 이건 이자 없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고 기뻐하는 시나리오에 불과합니다.
경제적 실익이 생기지 않았습니다.


❗ 문제점 3. 이게 기본소득 논리와 어떻게 연결되는가?

기본소득과 연결하려면 정부가 처음 10만 원을 마을에 지급했다고 가정해야 합니다.

그런데 이 경우:

  • 정부가 지출 → 국민이 소비 → 기업에 이익
  • 이게 지속되려면? 정부는 계속 돈을 찍거나 세금을 걷어야 함

결국 기본소득을 통한 순환은 정부 재정으로 만들어낸 유동성입니다.
이게 일회성은 가능해도,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.

📉 즉, 호텔경제론은 기본소득의 ‘경제 순환성’ 설명에 실패하고 있는 셈입니다.


🧩 그림에 숨겨진 논리적 허점

① 순환 = 소비?

소비가 곧바로 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.
‘어디에’, ‘어떻게’ 쓰였는지가 중요합니다.

② 호텔의 손해는 고려되지 않음

호텔은 실질적으로 지출만 하고, 손님은 떠나버린 상태입니다.

③ ‘문방구 빚 상환’은 논리적 오류

→ 차라리 ‘문방구 사장이 호텔 숙박’으로 설정했으면 말이 됐을 수도.


🎯 이론보다 중요한 건 현실에서의 실행 가능성

호텔경제론은 단순화된 설명의 오류입니다.
경제는 수많은 주체, 이해관계, 외부 변수로 얽혀 있습니다.

이런 이론이 정치 무대에서 다시 떠오르는 건:

  • 복잡한 경제 구조를 쉽게 설명하려는 시도
  •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신뢰를 잃는 경우가 많음

특히 대선 후보가 직접 내세우는 경제 프레임이라면,
더욱 신중하고 실질적인 설명이 필요합니다.


✅ 호텔경제론의 교훈?

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이것입니다.

  1. 돈이 도는 구조만으로는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
  2. 부가가치 없는 순환은 헛돈 돌리기일 뿐
  3. 기본소득도 결국 누군가의 세금으로 메꿔야 한다

그리고 무엇보다도,
정책의 방향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복잡한 현실에서 작동 가능한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.